금리를 올린 날, 메모리 주가가 오른 이유
미국 10년물이 8거래일 연속 올라 5.01%를 찍는 동안 SK하이닉스는 8.80% 내렸다. 그런데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린 9월 16일부터 메모리 주가는 반대로 갔다. 주가를 누른 것이 정책금리가 아니라 장기금리였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과 인텔발 공급 부족 발언이 같은 방향으로 얹혔다.
금리가 올라가는 동안 메모리는 내렸다
9월 3일 4.76%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6일 5.01%가 됐다. 8거래일 연속 상승이고 2007년 이후 가장 높다.
같은 구간에 메모리 주가는 반대로 갔다. SK하이닉스는 10일 185만 3,000원에서 15일 169만 원으로 8.80% 내렸고, 삼성전자는 26만 9,000원에서 24만 8,500원으로 7.62%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4일 하루에 5.86% 빠졌다.
붙은 설명은 이랬다. 장기금리가 5%를 넘으면 데이터센터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이 막히고, AI 투자가 줄면 HBM과 D램 수요가 줄어든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올린 날부터 올랐다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옮겼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고 표결은 12대 0이었다. 유가가 끌어올린 물가가 이유다.
내러티브대로라면 여기서 더 내렸어야 했다. 그날 삼성전자는 2.01%, SK하이닉스는 4.08% 올랐다. 다음 날 10년물은 4.95%로 6bp 내려 8거래일 연속 상승을 끊었고, 뉴욕에서 나스닥이 1.69%, 마이크론이 5.50% 올랐다.
두 금리는 같은 금리가 아니다
정책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고, 장기금리는 시장이 앞으로의 물가와 재정을 보고 매긴다. 물가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중앙은행이 움직이면 장기금리에 얹혀 있던 물가 프리미엄이 깎인다. 메모리 주가를 누른 것은 정책금리가 아니라 장기금리였고, 정책금리 인상은 그 장기금리를 눌렀다. "금리를 올리면 반도체에 나쁘다"는 문장은 어느 금리인지를 빼놓아서 틀린다.
시장도 그 자리를 봤다. 17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이후 미 국채 2년물 등 단기물 금리가 상승했지만, 10년물 등 장기물 금리의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적었다. 오른 금리와 멈춘 금리가 달랐다는 말이다.
유가가 같이 꺾였다
장기금리를 끌어내린 것이 통화정책만은 아니다. BMO 캐피털마켓츠에 따르면 WTI와 10년물의 1개월 롤링 상관계수는 15일 0.96까지 올라 2019년 6월 이후 가장 강했다. 중동 분쟁이 밀어올린 유가가 물가 기대를 통해 장기금리를 끌고 다닌 구간이었다.
16일 사우디아라비아가 파이프라인 피격으로 막힌 물량을 호르무즈 해협 밖 선박 간 이송으로 아시아 정유사에 돌리기 시작했다. 브렌트유는 전 세션 3.2% 내린 데 이어 17일에도 1.01달러 내려 배럴당 104.82달러가 됐다. 연준이 인상 사유로 든 바로 그 값이 같은 주에 꺾인 것이다.
메모리에는 몫이 하나 더 있었다
18일 SK하이닉스는 6.42% 올라 185만 7,000원, 삼성전자는 3.37% 올라 26만 1,000원으로 마쳤다. 코스피는 2.66%다. 지수만큼은 금리 이야기지만 그 위에 얹힌 3.05%포인트는 아니다.
16일 인텔 최고경영자 립부탄은 산타클라라 AI 인프라 서밋에서 메모리 가격이 공급 부족 탓에 5~7배 올랐고 2027년에 병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미국 내 메모리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SK하이닉스는 "확정된 계획이나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17일 뉴욕에서 마이크론이 오른 것을 해외 매체는 이 발언으로 묶었다.
반론은 남아 있다
이 해석이 편한 쪽으로만 읽힌 것은 아니다. 16일 당일 10년물은 장중 5% 위로 되올라갔고, 30년물은 5.359%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같은 17일 ING의 패드라익 가비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마법처럼 사라지는 것은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에너지 비용이 그대로라는 뜻이다. 시장은 연내 두 번의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18일 일본은행도 정책금리를 1.00%에서 1.25%로 올렸다. 1993년 이후 가장 높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과 8월 27일에 이미 두 번 올려 3.00%다. 엔 캐리 되돌림 경계가 있었지만 사전 설문에서 89%가 예상한 인상이었고, 예고된 인상은 발표 전에 값에 들어간다.
판단
이번 주 가격이 말한 것은 하나다. 메모리를 보는 자리는 기준금리 발표가 아니라 10년물이다. 그 자리에서 보면 이번 주는 악재가 풀린 주였고, 유가 하락과 인텔발 공급 부족 발언이 같은 방향으로 얹혔다.
다만 세 가지가 겹쳤다는 말은 어느 것이 얼마였는지 모른다는 말이기도 하다. 갈라낼 방법은 없다. 그리고 유가가 다시 오르면 장기금리도 따라 오른다 — 0.96은 그런 숫자다.
8월 D램 수출액은 전월보다 16.1% 늘었다(관세청 잠정치). 수요가 꺾인 흔적은 없지만 9월 이전 숫자라 이번 주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
확인할 날짜는 9월 30일이다. 마이크론이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낸다. 설비투자 계획과 수요 코멘트에는 금리도 유가도 섞이지 않는다. 그날 이후 이 글로 돌아와 적겠다.